요즘 젊은 친구들이 드나드는 상수의 유흥가 골목을 보고 있으면 헛웃음이 나온다. 겉만 번지르르하게 꾸며놓은 화려한 간판 아래에서 진짜 대접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시간만 때우고 나오는 꼴이 참으로 안타깝다. 왕년에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의 입장에서 보면 그저 실속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옛날에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의 발걸음 소리부터 살피며 손님의 기분을 맞추려 애썼건만 요즘 것들은 그런 기본적인 예의와 정성을 잊어버린 모양이다. 그래도 아직 상수 구석구석을 잘 들여다보면 옛날의 그 묵직한 손맛과 대접을 고스란히 간직한 숨은 공간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진짜 괜찮은 상수의 업소를 고르는 기준은 결코 요란한 인테리어에 있지 않다. 벽에 번쩍이는 장식을 해두었다고 품격이 저절로 올라가는 줄 아는 업주들이 많은데 참으로 하수 같은 발상이다. 진정한 품격은 문을 열어주는 직원의 정중한 손끝과 잔을 채워주는 미세한 속도 조절에서 소리 없이 묻어난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다듬어진 세련된 배려는 억지로 흉내 낸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을 상대하며 닳고 닳은 베테랑의 몸짓에서만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법이다.
눈앞의 현란한 조명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공간 전체의 공기와 분위기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대화마저 불가능할 정도로 귀청을 때리는 시끄러운 음악만 가득하다면 그곳은 진정한 휴식이 아니라 소음만 파는 삼류 공간에 불과하다. 손님을 제대로 모실 줄 아는 곳은 음악의 볼륨 하나까지도 방 안의 온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조율하는 정성을 들인다. 술 한 잔을 마시더라도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정적인 안정감을 주는 곳이 진짜배기다.
하도 답답한 꼴을 많이 보다 보니 퉁명스럽게 쓴소리를 뱉었지만 결국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남들이 좋다고 떠드는 곳에 휩쓸려 다니는 모습이 쓰여서 굳이 내 소중한 경험을 털어놓아 가르쳐 주는 것이니 마음 깊이 새겨두길 바란다. 상수의 좁은 골목길 속에서 허탈하게 돌아가지 않고 제대로 대접받고 싶다면 눈에 보이는 화려함 대신 보이지 않는 정성을 먼저 들여다보아야 한다. 추운 밤바람을 피해 위안을 얻고자 나선 걸음이 헛된 기억으로 얼룩지지 않기를 바란다.